[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원가에서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초음파검사의 수가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초음파 급여화가 의료현장에 안착한 만큼 과거 책정된 상대가치점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 아니라 검사시간과 난이도, 인력·장비 등 실제 의료자원 투입량을 따져 초음파 전반의 수가체계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초음파학회 이규철 회장<사진>은 20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개원가 초음파검사 보상체계 재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규철 회장에 따르면 상복부 초음파 일반검사의 상대가치점수는 급여화가 시작된 2018년 1021점에서 2024년 1174점까지 약 15%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조정 없이 2025년과 2026년까지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 지원과 적정 보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도 초음파 수가는 사실상 3년째 동결돼 있다”며 “초음파가 의료현장에 정착한 만큼 급여화 이후 변화를 반영해 상대가치를 전반적으로 재평가할 시점이다. 학회 차원에서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재평가를 위한 대표적인 사례로 심장초음파 일반검사와 상복부 초음파 일반검사의 상대가치점수 격차를 제시했다.
심장초음파는 단순·일반·정밀검사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심장 일반초음파와 상복부 일반초음파 사이에는 상대가치점수가 약 500점 차이 난다.
물론 심장 정밀초음파는 난이도가 높은 경우의 검사도 있으나 일반검사를 기준으로 하면 상복부 초음파와 검사시간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상복부 초음파의 경우 간암 등 중증질환을 놓칠 가능성을 고려해 보다 세밀하게 관찰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며 “반면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심장초음파를 소노그래퍼 등 의사가 아닌 인력이 시행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실제 검사 수행 주체와 업무량까지 반영해 상대가치를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대한초음파학회 송민섭 공보부회장도 정부 정책과 실제 의료현장 사이의 괴리를 우려하며, 초음파 수가 산정방식에 문제점을 비판했다.

송 부회장은 “현재 정부 정책을 보면 영화 ‘트루먼쇼’ 같다”며 “현실에서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공공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책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접 장기를 추가로 검사할 경우 두 번째 검사부터 수가가 50% 수준으로 산정되는 구조”라며 “도와줘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필요한 검사의 수가까지 낮추는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국초음파학회는 적정한 초음파 수가가 1차의료의 진단역량을 높이는 데도 필요하다고 봤다. 의원급에서 초음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상급병원 의뢰와 CT·MRI 검사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사 초음파 판결과 검사 역량 별개
이밖에 초음파학회는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과 관련해서도 교육과 검사 역량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 자체를 위법으로 볼 수 없다고 대법원에서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전문성과 교육까지 인정한 것으로 확대해석을 하면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의사들도 의과대학과 수련과정을 거친 이후 별도의 교육을 통해 초음파 술기를 익혀왔다”며 “의과와 한의과의 교육과정이 다른 상황에서 실제 검사에 필요한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초음파검사는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한 상태에서 실시간 영상을 판독하고 이상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전제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은 “초음파 장비업체들이 한의사를 대상으로 기기 판매와 함께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했지만 교육과정의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다”며 “한의사가 초음파를 사용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초음파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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